레버리지(Leverage)
안전성을 추구하는 저축과 달리, 투자에서는 종종 레버리지(leverage)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 영어로 'leverage'란 지렛대를 의미한다. 누구나 아는 바와 같이 지렛대를 이용하면 실제 힘보다 몇 배 무거운 물건을 움직일 수 있다. 금융에서는 실제 가격변동률보다 몇 배 많은 투자수익률이 발생하는 현상을 지렛대에 비유하여 레버리지로 표현한다.
투자에 있어 가격변동률보다 몇 배 많은 투자수익률이 발생하려면, 즉 레버리지 효과가 발생하려면 투자액의 일부가 부채로 조달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의 자금 100만원으로 10,000원인 주식을 100주 매입한 뒤 주가가 20% 상승한 12,000원에 매도하였다면 거래비용은 무시하고 자기 자금 100만원에 대한 투자수익률은 주가변동률과 같은 20%가 될 것이다.
그러나 투자자금 100만원 중에서 60%인 60만원은 대출자금을 사용하였고 나머지 40만원만 자신의 자금이라고 가정하면 투자수익률은 달라진다. 왜냐하면 자기 자금은 40만원만 투자하여 총투자액 100만원에 대해 20%인 20만원을 벌었기 때문에 거래비용과 대출자금에 대한 이자를 무시하고 자기 자금 40만원에 대한 투자수익률은 50%가 되어 실제 가격변동률 20%의 2.5배가 되고 있다. 물론 가격이 하락하는 경우에도 동일한 논리가 성립한다.
위의 예에서 만일 주가가 10,000원에서 9,000원으로 10% 하락했다고 가정하면, 자기 자금 40만원에 대출자금 60만원을 보태서 투자한 경우 총투자액 100만원에 대한 손실액은 10만원이고 따라서 자기 자금 40만원에 대한 투자수익률은 -25%가 되어 실제 가격변동률 -10%의 2.5배가 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투자의 레버리지는 총투자액 중 부채의 비중이 커지면(동일한 의미로, 자기자본의 비중이 작아지면) 증가하게 된다.1) 즉, 다음 공식에 따라 투자의 레버리지를 계산하면 된다.
투자 레버리지 = 총 투자액 / 자기자본 |
위의 예에서도 총 투자액 100만원 중 40%인 40만원만 자기자본으로 사용하여 투자를 했기 때문에 레버리지는 2.5배(=100만원/40만원)로서 실제 주가가 20% 상승해도 실제 투자수익률은 2.5배인 50%가 되고 10% 하락해도 투자수익률은 2.5배인 -25%가 된 것이다.
결국 레버리지가 커질수록 투자수익률은 가격변동률의 몇 배로 증가하여 리스크가 커지게 된다. 물론 투자자의 선택에 의해 레버리지를 키울 수가 있지만, 가격의 일부만으로 매매가 가능한 투자에서는 제도적으로 레버리지 효과가 내재되어 있다.
대표적인 예로서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한 경우가 원천적으로 레버리지가 내재된 투자이다. 예를 들면, 5억원인 아파트를 4억원의 전세를 끼고 자기자본 1억원으로 매입하였다면 투자 레버리지는 5배(=5억원/1억원)가 된다. 이후 집값이 10% 상승하여 5억 5천만원이 되면 자기자본 1억원에 대한 투자수익률은 5배인 50%가 되고, 만일 집값이 30% 하락하여 3억 5천만원이 되면 투자수익률은 5배인 -150%가 되어 집값이 전세값에도 못 미치는 소위 '깡통 전세'로 전락하게 된다.
이와 같이 레버리지에 의해 손익확대효과가 발생하여 수익률이 양(+)일 경우 이익의 폭이 증가되지만 반대로 실제 수익률이 음(-)이 되면 손실의 폭도 확대된다. 이러한 이유로 레버리지를 '양날의 칼'에 비유하기도 한다.
우리는 주변에서 사업을 잘 하고 있던 개인이나 기업이 갑자기 망하는 경우를 흔히 목격한다. 잘 나가던 사업이 조금만 상황이 어려워져도 급속히 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경우는 레버리지 때문이다. 처음에는 자기 돈으로 조심스럽게 사업이나 투자를 시작했던 사람들도 기대 이상의 수익을 얻게 되면 점차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게 되고 더 큰 성취를 꿈꾸게 된다. 이를 위해 남의 돈을 빌려서라도 사업을 확대하거나 투자를 늘리게 된다. 즉, 레버리지가 커지게 되는 것이다.
상황이 계속 좋다면 레버리지는 수익폭을 더욱 확대시키면서 순자산(=자산-부채)이 급속히 증가할 것이다. 이에 고무되어 부채를 이용한 사업 또는 투자 확대는 가속화되고 더불어 레버리지도 더욱 높아지게 된다. 주식투자로 재미 본 사람이 대출이나 신용거래를 통해 투자액을 증가하거나 시작한 창업이 잘 되면 빚을 얻어서라도 사업을 확장하는 경우가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상황이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
이미 레버리지가 높아진 상태에서 경기침체나 투자부진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하루 아침에 망할 수도 있는 것이다. 1990년대 말 우리나라에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 그토록 많은 사업자와 기업이 파산하게 된 원인으로도 높은 부채비율로 인한 레버리지를 빼 놓을 수 없다. 레버리지는 '양날의 칼'과 같아서 좋을 때는 더욱 좋게 만들지만 나쁠 때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다.
결국 레버리지는 부채를 사용함으로써 발생하게 되는데, 정상적인 기업이 부채없이 자기자본만으로 사업을 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재무적으로도 적절하지 못한 전략이다. 따라서 기업의 경우 감내할 만한 수준 이내에서 적절한 부채를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다.2)
그러나 개인이 부채를 사용하여 레버리지가 높은 투자를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특히 주식과 같이 리스크가 높은 투자에서 레버리지를 통해 리스크를 더욱 확대한다는 것은 건전한 투자를 넘어 사실상 투기라고 할 수 있다. 개인의 투자는 부채 없이 여유자금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또한 레버리지를 높이기 위해 사용한 부채에는 이자부담이 수반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인버스
레버리지와 반대의 개념이다.
기초자산의 움직임을 정반대로 추종하도록 설계된 금융투자 상품.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등의 형태로 시중에 나와 있다. 코스피200지수의 등락과 반대로 움직이도록 설계된 인버스ETF가 가장 일반적이다.
곱버스
'곱하기+인버스'를 줄인말이다. 주가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을 주는 상품인 '인버스'의 가격변동폭의 2배로 움직이는 상품. 수익도 2배, 손실도 2배인 셈이다.
인버스의 2배인 만큼 많은 돈을 벌 수 있지만 큰 손해를 볼수도 있다.
코스피지수가 2300을 넘어선 2020년 8월 이후 개미들은 하락장에 본격적으로 베팅을 시작했다.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1조2194억원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돈을 번 이들은 많지 않다. 그사이 코스피지수는 900포인트 넘게 뛰었다. 곳곳에서 곱버스로 손실을 본 개미들이 속출했다. 곱버스의 2020년 한 해 평균 수익률은 -60%가 넘는다.
코스피가 급등하지 않고 박스권에 갇혀 있어도 곱버스 투자자들은 손실을 보게 된다. 곱버스가 가진 마이너스 복리효과 때문이다. 레버리지 상품은 투자기간의 누적 수익률이 아니라 일간 수익률의 두 배를 따라간다. 가령 기초지수가 100-110-100-110-100 구간을 끊임없이 반복한다고 가정해보자. 둘째 날 지수가 10% 올랐으니 레버리지 상품 수익률은 20%다. 100원이었던 레버리지 상품 가격은 120원이 된다. 셋째 날 지수가 9.09% 하락해 다시 100원이 됐다. 상품 가격은 지수 하락폭의 두 배만큼(18.18%) 떨어지는데, 기존 가격보다 낮은 98원이 된다. 상품 가격이 120원으로 높아진 상태이기 때문에 오른 것에 비해 더 많이 하락하는 것이다. 이를 끊임없이 반복할 경우 상품 가격은 0에 수렴한다.
마이너스 복리효과 때문에 곱버스는 지수가 한 방향으로 하락할 때가 가장 유리하다. 1만원을 투자한 뒤 매일 2%씩 주가가 하락할 경우 지수 하락률은 14.9%, 곱버스 수익률은 36.9%가 된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연출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1주일간 지수가 2%씩 등락을 번갈아 반복했을 경우 1주일 뒤 수익률은 -0.6%로 떨어진다. 똑같이 두 배의 수익을 내는 레버리지 상품이라도 곱버스 손실률이 일반 레버리지 펀드보다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주가의 방향과 변동성을 예측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참조자료] 네이버 지식백과(한경 경제용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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